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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Wando고금도Gogeumdo

<섬기행> 금당도-쪽빛 바다위에 선 만물상

by ☆ Libra 2009. 12. 16.
금당8경에 금당 33경까지 탄성 자아내는 아름다운 섬


 위대한 시인은 종이가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에 시를 쓴다고 했던가? 

금당도(금당면)들어가는 뱃길위에 수놓은 어장의 부표들을 본다. 사람이 만든 풍경이다.


 그러다 바로 눈앞에 깍아지른 바위들의 온갖 모습들이 펼쳐진다.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아주 먼 옛날부터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 온 신비한 모습이다. 사람들은 그저 바라보며 감탄할 뿐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는 위치에 따라 그 이름을 짓는다. 세상을 유람하다 쪽빛 바다위에서 자연의 신비로운 모습을 본 옛사람이 시를 지었다. 그 속에 금당의 모습이 담겨있다. 


공산제월(孔山霽月): 공산 산정(山頂)의 노송 사이로 맑게 개인 하늘의 밝은 달

사동효종(寺洞曉鍾): 이른 새벽 적막을 깨며 들려오는 사찰의 종소리의 청아함

기봉세우(箕峯細雨): 봄비 내리는 기봉의 아지랑이와 만물이 움트는 소리

울포귀범(鬱浦歸帆): 석양에 울포항 한가로이 들어오는 흰 돛단대

적벽청풍(赤壁淸風): 깍아 세운 듯한 절벽에 외로이 선 소나무 청풍에 흔들거림

화도모운(花島暮雲): 저녁노을이 식어지면 꽃섬의 석양은 천연색 구름

학령낙조(鶴岺落照): 학령의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석양

각암목적(角岩牧笛): 우뚝우뚝 솟은 암석 사이로 목동의 피리소리


 세상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이른바 금당8경의 오리지널 버전이랄까, 지금은 여기에 더해 금당33경까지 있으니 꼭 가보고 싶은 섬으로 꼽을 만 하지 않은가? 태고때부터 내려오던 그 비경에 감탄한 사람이 어디 한둘있었더냐. 아름다운 절경에 취한 사람마다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현대인들은 눈에 들어오는 경치에 탄성을 지르지만 옛사람들은 이렇게 운치를 느꼈다. 이것이 낭만이라면 현대인들의 낭만은 어떤것인가? 일상의 탈출을 통하여 사람들은 나름의 재충전이 필요해 세상구경다닌다.


금당도는 완도군을 이루고 있는 여러 섬들 맨동쪽에 위치한 섬이다. 행정구역상 완도군이지만 생활권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고흥군과 장흥군이다. 금당사람들은 고흥녹동항과 장흥회진항으로 육지 나들이를 한다. 완도읍으로 가는 길이 멀고 불편해 평생 완도읍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나마 지금은 약산대교와 고금대교가 개통이 되어 완도가는 길이 많이 짧아 졌다.


 자연그대로 아름다운 섬. 금당도 뱃길위에서 바라보는 금당의 외피는 만물상을 담아낸다. 완도 해안의 대표적 경관인 금당의 해안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하여 돌출된 부분이 섬으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이런 모습이 거제의 유명한 해금강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아기자기하다. 해변에 있는 돌들이 파도에 씻기어 원석과 같이 청환석, 바둑알이나 밤알 크기의 둥글고 예쁜 돌들로 해안이 이루어져 있고 해변의 암석중 암맥이 약한 부분이 깎이어 바닷가 동굴을 이루고 있는데 이또한 절경을 보여준다.


 울포항에 도착한다. 주민들이 고흥 녹동항으로 오고 가는 항구이며 어선들이 정박하는 금당의 대표적인 포구이다. 금당팔경의 하나인 울포귀범(鬱浦歸帆),저물어가는 포구에 흰 돛단배 한가로이 들어오는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이다. 지금은 날랜 선외기가 바삐 오고 가지만 동력선이 등장하기 전 목선에 돛 달았던 고기잡이 배들, 노젓기에 지친 어부들이 바람에 실려 돛폭을 펼치고 울포로 돌아오는 해거름 참, 옛날엔 이렇게 고즈넉했다.


바다에서 금당을 보고 금당에서 바다를 보다!!

- 정보화마을 지정돼 섬마을 문화체험과 전자상거래 활발

- 관광유람선과 체험관광을 위한 시설 확충과 지원 필요

 

 금당도의 동남쪽에 있는 울포에서 섬의 내륙쪽으로 가기 위해 고개를 넘어가면 차우리마을, 그 뒤편으로 공산(孔山)이 아름답다. 금당팔경중 공산제월(孔山霽月)이라, 공산 산정(山頂)의 노송 사이로 맑게 개인 하늘의 밝은 달의 경치를 짐작한다.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신흥리에서 바다와 만난다. 뭍사람들은 동해바다의 해돋이를 보고나서 해넘이를 보려 서해바다로 또 오랜시간 차를 모는 고생을 하는 데, 금당도에서는 가까운 곳에서 새벽일출과 저녁일몰을 아주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조금 더 멋진 운치를 느끼려면 배를 타고 무인도인 화도의 버섯바위 아래 앉아 생선회에 한잔의 술을 마시며 화도모운을 감상하는 것이다.(花島暮雲 : 저녁노을이 식어지면 꽃섬의 석양은 천연색 구름에 취한다.) 



 신흥리에선 완도군의 크고 작은 섬들이 멀리 혹은 가까이 붙어있는 풍경과 일몰이 잘 어울린다.

신흥리에서 가학리까지 해안도로공사가 최근 완공되었다. 섬지역의 교통이야 주민들의 불편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해안도로는 그만큼의 편리함을 줄 것이다. 더불어 외지인들에겐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널려있다.


 해안도로를 돌아 장흥 회진항으로 오고가는 가학항에 도착한다. 섬의 북쪽이다. 가학리는 금당도에서 처음 개척된 마을이라고 한다. 지금은 행정안전부의 정보화마을로 지정돼 갯벌섬마을로 업그레이드된 이름이 정겹다. 금당도갯벌섬마을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와 관광객 유치를 통한 활발한 수익사업을 하고 있어 금당도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섬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갯벌,어장,무인도체험같은 프로그램은 더 많은 관광객을 오게 하고 인기가 많다. 마을앞 산책로를 따라 산에 올라 보면 이곳도 멋진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 학령낙조라! (鶴岺落照 학령의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석양) 다도해의 경치와 어울리는 일몰광경을 보는 것은 이곳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가학리에서 다시 남쪽방향, 내륙으로 가는 고갯마루 가학재이다. 금당도는 암벽으로 이루어진 섬이라 온통 바위산들이다. 섬답지 않은 가파른 고갯길을 돌아가면 또 새로운 풍경이 다가온다. 삼산저수지와 간척평야가 보인다. 금당면에서는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이 저수지를 보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당도의 가운데, 섬안에 육지라서 육동리.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서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마을 뒤편 바닷가에 일명 부처바위가 있다. 깍아세운듯한 바위에 외로이 선 소나무와 천불전을 연상케하는 부처바위가 절벽을 이루고 있는 기이한 풍경, 금당팔경중 하나 적벽청풍이라.(赤壁淸風 : 깍아 세운 듯한 절벽에 외로이 선 소나무 청풍에 흔들거린다)


 대부분 금당을 찾는 사람들은 섬에 도착하여 섬을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 항구로 떠난다. 금당8경을 모두 보려면 바다위에서 봐야 한다. 고흥녹동에서 출발하는 유람선 관광상품이 있어서 섬일주관광을 하고 있는데 완도군에서 주도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것은 섬일주와 함께 섬안에서 바다를 보는 관광과 연계하면 좋을 것이다. 금당8경은 바닷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체험관광을 이용하면 좋겠다. 최근 금당청년회에서 등산로를 개발하고 있는데 완공되면 금당도만이 지닌 섬산행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에서 금당을 보고 금당에서 바다를 볼 수 있고, 사람사는 세상과 자연이 만든 세상이 어울리니 금당도야 말로 낭만그대로다.


 지인의 도움으로 배를 타고 섬을 한바퀴 도는 행운을 가졌다. 바위구경나간다. 코끼리바위, 남근바위,부채바위, 새아파트바위,시루바위,매바위,적벽바위....손으로 꼽을 수 없는 기암괴석들이 바다에 닿아있다. 바다위엔 금당도 사람들의 주업인 바다산업의 모습이 보인다. 늘어선 부표들이 바다사업을 짐작케한다. 주민들은 미역,다시마,톳,청각같은 해조류와 전복,장어양식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날랜 선외기야 말로 바다어장의 필수품이자 요긴한 교통수단이다. 정기항로를 운항하는 배편은 급한 볼일을 보려면 애가 탄다. 선외기는 응급환자의 수송이나 급한 용무로 자주 이용하게 된다. 금당의 만물상을 뒤로 하고 선외기는 파도와 바람을 가르고 약산당목함으로 향한다. 자연과 인간이 어울리는 한폭의 그림같은 섬. 금당을 떠나는 바닷길에 선외기의 굉음은 파도에 묻히고 멀어져 가는 금당도의 암벽사이로 목동의 피리소리가 귓전에 들려온다.


kpprcamp@hanmail.net

금당면사무소 061)550-5610

정보화마을 금당도 갯벌섬마을 홈페이지 http://island.invil.org 

정보화마을 운영센터 061-843-4077



 

각암목적
꽃섬용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