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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My Sensibilities4

풀과 나무들 그것은 아픔이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나무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자기들끼리 부딪히며 이겨내고 있었다 더러는 홀로 뿌리 채 뽑히기도 하고 등허리를 꺽이기도 했지만 보라 저 작은 풀과 나무들은 시퍼렇게 멍들어도 그 자리에 서있다 또 바람불어오자 서로서로 손을 잡자고 부산을 떤다 그것은 ♥ 이었다 2011. 12. 25.
솟대 오리 솟대오리 항동마을 간척지현장엔 날지 못하는 오리가 솟대끝에 앉아 있습니다. 날마다 찾아오는 바닷바람에 삼복더위도 잊고 갯벌을 굽어 보았지요. 가끔 척찬도에서 날아 온 산비들기에게 재미나는 얘기도 들어가며 갈매기들이 동무하자고 날아오면 미끈한 몸매를 으스대기도 하고 마을 가운데 사장의 어른나무에게 올 해 김작황이 어떨까요? 의논도 하면서 마을사람들이 장만한 새해맞이 음식을 푸지게 먹곤 했지요 밀려드는 파도에 날아갈 듯 살아 있던 솟대 오리 갯벌위를 헤집으며 지렁이와 낙지와 쏙같은 것들은 사람들에게 주고 호수같은 바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았습니다. 언제부턴가 막나금 으슥한 곳에 조립식건축이 서더니만 덤프트럭이 수도 없이 드나들고 마침내 끊겨버린 갯벌에선 갯고랑내가 풍겨 왔어요. 목봉아래까지 차오르던 파도는 .. 2011. 12. 12.
도시풍경 도시풍경 새벽 - 첫 차에 오르면 미화원의 손길이 닿지 않은 거리 전쟁이 휩쓸고 지난 듯 소주병, 깨진 유리, 보도블럭조각 뿌연 질소에 섞인 최루가스가 매웁다 오전 - 터미널 지하계단위 엎드린 거지 누더기 덮어쓰고 벌린 두손엔 동전 몇개 놓여 있다 오후 - 노점상, 광신자들, 세일즈맨, 백화점의 인형닮은 아가씨들 모두 외친다. "이 물건으로 말할 것 같으면..." "종말이 가까웠다..." 끝없는 마주침과 외면 저녁 - 소음과 매연속에 빛나는 네온사인 철망 둘러친 방범초소르 지나는 사람 사람들 사고 먹고 마시기위해 휩쓸리는 인파 천변포장마차 한 술꾼이 생닭발을 씹고 있다. 1995. 12.5 000035 by Hohyung 깡촌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광주가는 버스에 올랐다. 중학교때였을 것이다. 차멀미에 완.. 2011. 12. 12.
詩 - My Sensibilities 오래전에 버린 줄 알았던 '습작시 묶음'을 책장에서 발견했다. 서른즈음에 썼던 습작시들을 모아서 파일속에 넣어두었던 것인데 우연히 찾아낸 것이다. 쪽지같은 글귀나 문장에 긋고 넣고 빼고 채워 넣어 시를 만들어 낸 생생한 흔적들. 그것들을 다시 읽노라니 잊고 있었던 감성이 되살아 난다. 세상을 시를 통해 보았을 서른즈음의 한 때. 내게 그런 감성의 시절이 있었던가? 멋적은 웃음 짓게 되는 추억속의 시편들... 세월이 참 빨리 지났네. 십여년전의 시작품들이다. 그 부끄러운 졸작들을 다시 옮겨본다. 지나고 보니 참 아름다운 시절이었구먼. 내가 지금 지난 일을 다시 꺼내보는 진짜 이유는 억지로라도 감성을 찾아내야만 각박한 현실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 때 추억속으로... 나는 깜빡 꿈을 꾼다. 2011.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