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에 대한 자각으로 자유를 왜곡했던 지난 시대의 잔재들을 청산해야
국회의원 유시민의 국민의례관련 발언이 논란이다.
“주권자인 국민으로 하여금 국가 상징물인 국기 앞에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을 공개적으로 서약하게 만드는 것은 개인의 내면적 가치를 국가가 정한 의식을 통해 공공연하게 고백하도록 또는 그 고백을 들을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는 것이므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틀 속에 강요받는 애국심은 지난 7,80년대에 행해지다 사라진 여러 가지 국민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날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내려야 했으며 그때마다 애국가가 흐르고 가던 길 멈추고 국기를 바라봐야 했다. 국민교육헌장이란걸 외우기도 했다. 영화관에선 어김없이 애국가가 흘러나와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으며, 대한뉴스라는 것을 봐야 했다. 심지어 레코드판에까지 건전가요라는 노래가 삽입되어 있었다. 그 시대엔 대통령에 각하라는 존칭을 생략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국가에 절대적가치를 둔 국가주의는 권위주의와 통한다. 엄숙한 분위기의 의식을 통해 대중은 얼떨결에 애국자가 되는 것이다. 국가가 획일적으로 강요한 의식이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여 온 것이다. 이러한 경직된 문화는 지금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심하게 행해져 오고 있다. 국기에 대한 맹세도 마찬가지다. 유시민의원은 개인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70년대의 획일적인 국민의례가 사라졌듯이 언젠가는 지금의 국기에 대한 맹세도 사라질 것이다. 촌스러운 그때를 돌이켜보듯이 미래에도 지금의 논란이 촌스러울 것이 뻔하다.
자유! 진보와 보수의 틀속에 갖혀 빛을 잃다.
유시민의원은 자신을 리버럴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진보적인 자유주의자라고 말한다. 복장을 통한 국회등원에서 자기와 다른 남의 의견도 존중하자는 자유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가 말하는 자유의 개념은 미국의 신자유주의와는 코드가 다른 것이다. 그가 말하는 자유주의는 국가권력이 개인의 자유를 제어할 수 없는 고전적의미의 자유주의라고 얘기한다. 그는 개인의 존중을 통한 오래된 자유주의의 모습을 현 시대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아직도 국가에 대한 가치를 맹목적으로 우위에 두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
그것은 지난 시대의 왜곡된 잔존물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자유를 푸대접하여 왔다. 자유에 대해 선입견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자유가 보수주의와 같은 선상에 놓고 보았던 시대상황때문에 연유한 것이며, 자유라는 것에 대해 차분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7,80년대의 수구권력은 안보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최루탄뿌연 거리에서 독재타도를 외치던 사람들이 자유를 외친 것이 아니라 좌익을 외친 것이라고 왜곡한다. 자유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오히려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자들을 탄압했던 것이다.
맑스레닌주의의 사회과학을 접한 사람들이 진보주의 사상을 갖게 되었다고 하지만, 진보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몸으로 실천한 자유주의의 한 표현이었으며 그것이 지배세력에 의해 좌경화로 내몰렸던 것이다. 수구세력은 자신들을 보수자유주의자로 그럴듯하게 치장하고 이념을 스펙트럼처럼 나누지 않고 자신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좌경용공세력으로 분류하였다. 자유주의가 그들의 전유물인것처럼 행세했던 것이다. 일종의 세뇌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군사정권의 억압에서 자유롭길 바라는 대중의 외침은 계속되었으며, 대중은 작년 대선의 결과를 오랜 군사독재문화의 종지부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영남과 호남의 정치인들이 기득권과 지역주의를 지키려하는 한 대중의 외침은 계속된다. 자유이데올로기는 21세기에도 유효하다. 우리사회가 지금도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과정이므로. 자유주의 가면을 쓴 수구보수주의가 아직도 위용(?)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또한, 우리사회에서 진보와 보수의 틀속에 갖혀 빛을 잃은 자유에 대한 자각을 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자유주의를 왜곡한 7,80년대상황의 잔재들을 청산해야 할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어느 한 편에 충실하지 않는 자유 그 자체...너무도 자유로운 것이 있다. 그런 자유일망정 남의 자유를 뺏을 자유는 없다. 자기의 자유를 담보하고 싶다면, 남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다양성을 존중되는 21세기의 진정한 가치이다.
우리는 무소불위의 자유를 인간답게 누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주의는 최근의 NEIS(네이스)에 의한 인권침해가능성과 무심하게 넘겨왔던 국가주의적 폐해들을 차분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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