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닫이1 할머니가 남기신 반닫이 오래전 증조할머니께서 시집오실 때 가져왔다는 반닫이. 앞다지라고도 했다. 증조할머니의 유품은 할머니의 것이 되었다. 할머니는 여기에 아끼시던 한복과 옷감들을 고이 보관하셨다. 이 반닫이는 두할머니의 삶이 묻어있는 물건이다. 나는 기억한다. 어린시절 이 상자 속에 뭐가 있나 열어볼 때 마다 나무와 옷감에서 풍겨나오는 할머니의 체취를... 할머니가 떠나시고 난 뒤...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오랜 만에 들린 옛집은 한 켠이 헐려 있었다. 100년전쯤 지었다는 집은기둥나무가 버티고 서 있건만 사는 이 없어 뒤안의 대나무숲은 집채를 덮을 기세로 우거져 있었다. 빈집을 정리하다 눈을 잡아 끄는 반닫이. 옛날 시집올 때 신부집에서 살림살이를 지고 오던 풍경들이 떠오른다. 장롱과 반닫이 몇개 조촐한 가구들이 다였다. .. 2007. 3.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