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리본1 바보들의 고집스러움이 세상을 바꾼다. 하루를 쫓기듯 살다 보니 책상정리같은 주변정리를 못하고 지날 때가 많다. 종이쪽지하나 없어지면 찾느라 고생하고도 책상위엔 잡다한 것들이 널려 있다. 며칠전 친구가 찾아와서 모니터곁에 달려 있는 근조리본을 보며 핀잔을 놓는다. "어이, 친구, 이게 뭔가? 이런 것 달아 놓으면 될 일도 안되지. 어두운 것들은 빨리 빨리 잊어버려야지. 어서 치우소." 친구는 근조리본이 눈에 거슬렸나보다. 가슴아팠던 5월이었다. 그때 달았던 근조리본을 버리자니 마음이 안좋아서 모니터 옆에 달아 뒀다.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8월에 또 한번 근조리본을 달아야 했다. 모니터 곁에 나란히 있게 된 것이 한참이 지났다. 사람들은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돌아 왔다. 난 그냥, 근조리본이라도 있어야 그분들을 기억하리란 생각에 버리기가 싫었다.. 2009. 12.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