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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王)대와 신(臣)의 대 - 김광열 옹이 들려주는 이야기 2 (고금도사람들)

by ☆ Libra 2011. 5. 23.
 바닷가 마을 집집마다 뒤꼍에 울창하게 울타리를 만들고 있는 왕대와 신의대가 눈에 들어 왔다. 저 풍경이 이젠 예사롭지가 않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통제영이었던 고금도, 이곳에서 왜적을 물리치려 했던 고금도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김광열 옹은 우리주위에 널브러져 있는 모든 것들이 그 자리에 있는 까닭을 이야기로 풀어갔다.

 시누대가 바람에 비벼대던 소리가 오래도록 내 귀에 들렸지만, 이제 그 소리가 나를 깨우고 잠들어 있던 옛사람들이 꿈꾸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김광열 옹은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줄 뿐만아니라 꿈꾸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가를 가르쳐 주었다.

 활을 만드는 왕대와 화살을 만드는 신의대.
활은 궁사가 지니고 있고 화살은 궁사가 시키는 대로 활을 떠나 과녘을 향한다. 고금도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대나무, 김광열 옹은 임란 때 이곳에 이순신장군의 명령대로 2대 8로 식재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왕대와 신의대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을 덕동마을 김광열 옹(74)이 들려주었다. 


 "왕대는 왕을 지칭해서 왕대여, 쪽 곧은 화살을 맨든 대는 신의 대, 왕이 있고 왕 밑에는 신하가 있어. 이것은 나라를 지키는 무기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해. 여기서 보면 저기(담벼락 아래 집터의 대밭을 가리키며) 앙상하니 뻣뻣하니 저 대는 활궁을 만든 대고, 쪽쪽 곧은 이밑에 있는 신의 대, 이것은 화살을 맨든거여,

 집집마다 대밭이여, 왕대는 휘어서 더이상 안커. 왜 왕대라고 했냐, 왕의 명령에 의해서 화살이 적진에 가서 자기 몸을 불사르고 적을 질르거든. 그라믄 즉 말하먼 활 궁이 시킨대로 간다 그말이여.  활궁은 여가 있고 적진으로 날라간 화살대는 임금의 명령에 의해서 여기서 조준한 데로가서 자기 몸을 불살라 죽었다.

 사람들이 자꾸 왕대, 신의대라고 들먹이레쌓은께 왜 그렇게 이름을 붙였으까? 아하! 이거  이순신장군 밑에 좋은 학자가 있었다. 그것을 깨달았어.  보통사람들, 무식한 사람들이 이름을 붙인게 아니라. 

 왕의 명령에 의해 화살을 조준해서 보내면 물로 떨어질 지 강으로 떨어질 지... 산으로 백히면 영영 잊어불거 아닌가? 나라를위해 저 화살이 간다 그 말이여. 왕이 시킨대로 활궁을 왕으로 생각하고.
 
 대가 틀려 아무 대로 활궁을 못 만들어 2대 8이나 돼. 활궁은 얼른 소모가 안되거든, 화살은 전쟁이나 연습을 하거나 항상 소모가 될 것 같애. 그래서 2대 8로 심어놨어. 이건 분명 이순신장군의 명령에 의해서 집집마다식재되었다. 산에도 났으면 산에 가 있을 거인디,

 이것은 임의적으로 호당 자기 집주변에  심어 놓았다. 일본 놈들과 싸우기 위해서 식재를 해놨다. 그런 생각을 한 거여. 여그는 대 종류가 2가지 밖에 없어. 우리나라 대 종류가 담양가서 물어 봤더니 48종인데 여긴 꼭 활하고 화살하고만 쓸수 있는 대만  심어져 있어, 고금면 일대에 흔하게 심어져 있어."

풍수로 풀어보는 덕동마을 지명 - 김광열 옹이 들려주는 이야기 3 (고금도사람들)
에서 계속...


덕동마을 빈집터 울타리에 울창한 대나무 숲. 집집마다 시누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