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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films

토토의 천국 Toto Le Heros (영웅토토)-불완전한 인간의 인생찬가

by ☆ Libra 2010. 11. 28.
토토의 천국
감독 자코 반 도마엘 (1991 / 벨기에)
출연 미셸 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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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진 영화해설

한 남자가 자신의 생애에서 겪는 사랑의 일대기를, 3개의 연령기(노인, 어른, 어린이)를 교차해가면서 파란만장하게 묘사한 작품. 이 작품으로 등장한 도마엘 감독은 그 신선하고 충격적인 영상으로 각국 평론가들의 격찬을 받았다. 91년 유럽 영화상에서 젊은 영화 작품, 남우주연, 촬영상을 받았고 칸느 영화제에서도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벨기에의 곡예사 출신 감독 쟈코 반 도마엘의 작품으로, 깐느 신인감독-인기-기자상, 91년 로카르노 인기상, 92년 세자르 외국영화상 수상. 어느 노인의 회상을 통해 그려지는 삶과 사랑과 아픔의 이야기.

  벨기에, 프랑스, 독일의 합작품인 이 영화의 주요 제작사인 벨기에의 이블리스 필름은 1981년 아직 영화학도였던 도마엘이 각본과 연출을 도맡은 단편영화 <Maedli-la-breche>로 아카데미 단편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을 때부터 그의 영화적 재능을 주시해왔다. 당시 이블리스 필름의 제작자인 피에르 드뤼오는 도마엘의 장편극영화 데뷔작 만큼은 꼭 자신이 제작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한다. 그 후, 1988년 도마엘이 데뷔작인 <토토의 천국>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사실을 안 드뤼오는 이 때부터 도마엘에게 제작을 약속하고 전혀 재촉함이 없이 시나리오를 다듬도록 지원하였다. 완벽주의자인 도마엘은 시나리오의 수정작업만으로 2-3년을보낸 뒤 90년에야 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다. 그동안 드뤼오는 EC 산하의 여러 문화사업 기구들(Eurimages,MEDIA Programme'sEAVE,European Script Fund,EFDO)과 접촉하면서 이들로부터 지원금을 얻어내는데 성공했고 또한 이들의 도움으로 프랑스와 독일을 합작 파트너로 맞아들였다. 드디어 <토토의 천국>이 개봉되자 온 유럽의 관심 속에 하나의 시험대 위에 올라있던 이 프로젝트는 "완전 성공"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91년 깐느 영화제에서 최우수 신인 감독상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 영화는 91년 한 해 동안 유럽의 주요 국제 영화제를 모두 휩쓸었으며 92년 벽두에는 프랑스의 오스카라 할 수 있는 세자르상에서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 Boum♪
시계소리는 째각째각, 새들은 지지배배
칠면조는 뒤뚱뒤뚱, 종소리는 딩동댕

붐! 우리들 마음이 부풀 때는 모든 것이 부풀어 오르네.
그것은 사랑, 사랑, 사랑! 그대 귀에 맴도는 사랑의 소리

거리는 사랑으로 가득하고 라일락도 춤을 추네
태양은 오늘도 밝게 비추고 우리의 마음은 부풀어 오르리. 붐! 붐!




영웅토토 Toto Le Heros
 - 불완전한 인간의 집착이 낳은 인생찬가

 외화가 들어오면 제목이나 자막들이 원본과 동떨어지게 번역되어 알려지곤 한다.
지금도 가끔 그렇다. 수입배급업자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목을 새롭게 만든다거나 부정확한 정보로 관객을 유인하기 때문이다.  원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은 영화 전체의 주제를 왜곡한다는 점에서 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 영화의 원제는 영웅토토이다. 토토의 천국이란 그럴 듯한 이름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원제 영웅토토가 보여주고자 하는 토토의 일생을 자칫 오해할 뻔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내가 이해한 주제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다. 토토와 상대역인 에블린, 토토의 복수대상인 알프레드, 영화는 세사람의 아픔을 토토를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사람의 관계 그 밑바닥에 깔려있는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소년 토토가 성장하면서 형성된 피해의식과 집착은 누나 엘리스의 아픈 기억때문이다.
결국 토토는 노년에 애증관계의 두사람을 이해하고 평생을 뒤바뀐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을 죽임으로서 인생이야기를 마친다. 

 영화의 막바지. 토토의 웃음소리가 의미하는 것은 뭔가? 강박증, 피해의식, 편집증으로 평생을 불행하게 살아온 토토는 말년에 복수를 실행하는 과정에 상대를 이해하고 죽은 후에야 그 자신의 웃음소리로 아픈 것들을
버릴 수 있었다.
 영화가 말하려 하는 것은 자신의 아픔을 달래 줄 영웅(탐정)을 상상함으로 만족했던 토토의 인생 자체이다. 그는 평생 회한으로 살아온 것이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된다. 토토는 자신의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완벽한 자신인 영웅토토를 상상한다. 영웅토토는 결점투성이의 보통사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영웅토토는 다름아닌 영화를 보고 공감하는 보통 사람들이다.
토토는 그렇게 살다간 슬픈 영웅이다. 어린시절에 해결하지 못한 것들은 살면서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게 되어있다. 평생을 괴롭힐 수도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같은 것이다. 부러워 하는 대상이 되고 싶은 충동때문에 자신을 부정하며 상상하는 것들, 난 다리밑에서 주워왔다거나,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 것. 자기부정을 통해 피해의식이 생기고 미움이 생긴다. 

  감독의 심리묘사가 일품이다. 영화가 인간의 심리연구를 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나도 그런 상황을 상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여러번 보아야 했다. 붐 Boum 이란 경쾌한 노래가 기억에 남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영화가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는 걸 알았다.

 난 이영화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한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그토록 힘들게 했던 것들과 화해하는 토토.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어린시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온 가족이 모여 아빠의 노래를 듣는 장면은 그의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장면이다.

 
일생을 안타깝게 살아왔지만 토토는 마지막 순간에 인생의 의미는 기쁨이란 걸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이영화는 심각하고 슬프지만 밝다. 영웅토토는 역설이다.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영웅처럼 살고 싶은 사람들, 영웅 토토는 우리의 또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