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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세상 Column

운명이다. - 노무현! 삶과 죽음, 모두를 에누리없이 받아들인 풍운아.

by ☆ Libra 2010. 5. 21.

정의 세월을 살다 간 일생을 숨막히게 읽고 있는 요며칠.

 자서전에 쓰인 파란만장한 우리 정치사의 단편들을 읽으며 나의 인생시기와 견주어 본다. 그러면서 한시대를 공유해 온 한사람의 일생이 보잘 것 없는 소시민의 가슴을 이리도 아리게 하는 지, 먹먹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책을 읽었다. 

운명이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노무현재단 (돌베개,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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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인터넷으로 보았던 그의 말과 글을 재정리한 자서전을 읽고 있자니 새삼 그는 천성적으로 치고 받는 인생을 살았단 생각이다. 도전적이고 소신이 있었던 이야기들은 원칙과 상식을 바탕으로 지극히 평범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모습이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한 그의 인생은 우리의 삶을 그저 그렇게 살아가게 놔두질 않는다. 

 그의 죽음에 이르는 시기는 너무도 안타깝다. 그가 남긴 유언만이 텅빈 마음을 헤집고 돈다. 
폭풍이 휩쓸고 지난 듯, 굵고 짧은 인생이다. 하지만 짧다고만 할 수 없다. 우리 현대사의 한 획을 그었던 그의 삶은 이제 역사가 되고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지평이 되었다.

시민은 노무현의 일생을 정리하며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다.
복수합시다. 복수해 주세요. 꼭 복수할 겁니다. 유시민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시민들의 얘기에 대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진짜 복수가 될까?  라는 질문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해야 화해할 수 있는 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유시민은 노무현의 죽음을  청년의 죽음에 비유했다. 꿈많았던 청년의 죽음. 그는 가고 없지만 사람사는 세상의 꿈을 우리에게 남겨 놓았기에, 사람사는 세상의 꿈이 그렇게 살아 있는 한, 그를 떠나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에필로그를 맺는다. 


  유시민은 지금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시민이 걷고 있는 길이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복수이고 화해하려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한사람의 일생을 공감하고 그에 대한 추억을 넘어, 여전히 유효하게 남아있는 것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처럼 일하겠습니다." 를 다짐하게 한다.

무현! 1년 전 컴퓨터 자판앞에서 두드렸던 운명.
그는 삶과 죽음, 모두를 군더더기 없이 받아들이고 에누리없이 마친 풍운아였다.


-서거후 1년, 그를 그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