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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보고> 영농조합법인 청해라이스 김정식 대표

by ☆ Libra 2009. 11. 2.
영농조합법인 청해라이스 김정식 대표

농사가 잘돼야 우리도 살맛나요!!


 방앗간 집 아들을 찾아간다. 유년시절의 추억으로 새겨진 방앗간이 있는 풍경. 그땐 마을마다 방앗간이 있어 가을이면 밤늦게 까지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기계음에 맞춰 쏟아지는 하얀 쌀을 보며 마냥 신기했던, 양철지붕의 방앗간엔 참새들이 모여들고 그곳을 지날 때면 구수한 냄새가 풍겨나왔다. 시골마을의 양조장과 방앗간집은 배고팠던 시절에 부잣집의 상징이었고 그 방앗간집 아들은 또래 아이들에게 부러운 대상이었다.


 그 방앗간집 아들이 대를 이어 방앗간을 하고 있는 곳, 완도군 군외면 대문리에서 김정식씨(43)를 만났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방앗간을 ‘청해라이스’라는 현대풍의 이름으로 바꿨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진 평생을 이 일을 하시며 자식들을 키우셨죠. 그때 사용하던 기계들은 이제 현대식으로 바꼈습니다. 옛날 기계들을 보존했더라면 골동품으로 귀한 물건이 됐을 텐데.......”

 이름에 걸맞게 제법 규모가 있는 공장을 둘러본다. 100평의 주공장과 20평크기의 부속건물엔 정미기 4대, 분리기 1대, 석발기 2대와 색채선별기와 연미기등의 장비를 갖췄다. “연미기는 쌀겨를 만드는 것인데요. 쌀겨는 미백효과가 있어 여자들의 미용상품으로 인기만점입니다. 주로 청해진미 20kg과 40kg이 많이 팔리구요. 잡곡류로 보리와 검정쌀, 현미도 생산하고 있어요.” 그가 생산한 제품은 인근의 식당과 마트에 납품한다는데 품질이 좋아 단골이 늘어가고 있다고 제품자랑을 한다.

 “일년중 가을 수확시기에 가장 바쁩니다. 벌써 밭나락이 나왔어요, 곧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집니다. 완도는 농업보다는 어업에 신경을 써서인지 쌀농사를 대규모로 하지 않아요, 대부분 가족들이 먹을 만큼 생산하고 남은 쌀은 농협에 공매를 하는데, 저희는 주로 임도정(남의 쌀을 찧어줌)을 해서 수입을 올리고 있어요. 옛날엔 허술한 시설로 밤늦게 까지 정미를 했는데, 지금은 현대시설로 10시간 기계를 돌리면 30톤가량 찧어 낼 수 있어요.”

 애로사항이 있느냐 물었더니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려운 게 있고요. 농사가 잘돼야 방아도 많이 찧고 해서 저도 좋습니다. 태풍피해가 있는 해엔 다른 해보다 벌이가 못해요.”

해마다 풍년을 기원한다는 김정식씨. 일손은 부족하지 않냐고 물었다. “바쁠땐 사람을 쓰지만, 평소엔 집사람하고 둘이면 충분하지요.” 부인 이은미씨(40)와 2녀를 두고 있는 그는 틈나는대로 사회활동 또한 열심이다.

 지난 2006년에는 군외면청년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군외면의 생활안전협의회 총무, 바르게살기협의회 총무, 지역발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청해라이스는 제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품질위주로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시설확장이나 판로에 대한 욕심보다는 웰빙시대에 맞게 좋은 나락을 사서 품질좋은 쌀로 승부하겠습니다.” 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한다. 청해라이스엔 여유가 있다. 늘 그렇듯 방앗간집엔 예나 지금이나 여유가 있다. 풍년이 좋은게 좋다. 그래야 쌀맛이 제대로 나서 살맛나는 세상 아니겠는가.

kpprcam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