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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태풍 하늬바람인가 했더니 용을 쓰고 달려온다 산나무들이 넘어진다 지붕이 흔들린다 단단한 것들을 헤집는 미친 네 손길 기어이 잠을 깨운다 내 모든 것은 파르르 떤다 허리가 잘려도 뿌리가 뽑혀도 살기 위해서라면 너를 안고 싶다 혁명이여 공평하게 몰아쳐라 두려움으로 태풍을 맞이 할 때 뭔가를 말하고 있다는 걸 알지. 그는 혁명처럼 세상을 도려내려는 듯 할퀴고 지나간다. 울부짖는 호랑이처럼 세차게 쏟아 붇는 울음은 슬픔인가, 분노인가? 2011. 8. 8.
가을 바위산에서 시를 보다 - 장흥 천관산문학공원에서 억새로 잘 알려진 장흥의 명산 천관산에 탑산사가 있다. 천관산이 내게 준 첫 인상은 산꼭대기 주변의 커다란 바위들이었다. 오랜 옛날 손오공이 이 바위 저 바위 여의봉을 휘두르며 놀았을 법한 기묘한 바위들이 박혀있다. 벼락이라도 쳐 건드리면 우르르 쏟아져 내릴 것 같이 바위들, 10년 전 쯤 탑산사에 처음 왔을 때 이런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최초로 불교가 전해진 곳이 탑산사라고 한다. 원래 있었던 천관산의 탑산사는 몇차례 화재로 사라지고 지금의 탑산사는 그 화려한 명맥을 간신히 잇고 있다. 오랜 역사 속 이야기들과 기이한 이곳의 풍수가 범상치 않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천관산. 그 꼭대기 바로 아래 탑산사 들어가기 전에 장흥사람들이 문학공원을 만들어놓았다. 이곳엔 이름있는 시인.. 2010. 11. 14.
백두산 잣나무 백두산 잣나무 백두산 능선위 커다란 잣나무 멈춘 과거의 기억속에서 바람이 불고 잣나무는 울부짖는다 바람을 그러안고 아픔을 향해가는 돛배처럼 구름이 뒷걸음치고 후려치는 빗방울 날려 시나브로 나아간다 가지와 잎들을 부여잡고 똑바로 서서 부러질 순 없다고 몸부림치는 백두산 잣나무 (부러질듯 바람을 맞고 서있는 잣나무 한그루가 돛폭을 펼친 것 같다. 바람을 거슬러 나아가는 돛배처럼, 오랜 세월 온몸으로 바람을 맞고 있지만 의연하게 서있다.) 2010. 1. 13.
별헤지 못하는 밤 그곳에선 별이 보이나요? 네온사인에 눈부실 뿐이겠지요 여긴 별들의 강이 쏟아져 내립니다. 바람이 차구요. 파란 어둠속에 빛나는 유혹이지요 어김없이 사로잡히는 마음 그것들이 잡아끄는 향연에 빠져 있노라면 옛일들이 하나 둘... 이런 밤이던가요? 연습장 겉표지에 적힌 싯구들 같이 외웠었지요 시인이 남긴 한 소절 떠올리며 별헤는 밤처럼 그네들의 이름을 불러보네요 살다보니 낯선 이름이 되버렸지요. 그 이름들 하나 둘 생각나지 않은 가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혹시 70,80 티비프로의 객석에 앉아있을까? 지난 시절 귀에 익은 노래가 흐르건만 그곳엔 세월만 있군요 모두들 한움큼 빛나는 열정을 가슴한구석에 넣고 화려한 포장지로 가렸습니다. 그래서 별을 다 헤지 못하고 춥기만 하지요. 소나무 휘감고 지나는 바람소리.. 2009.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