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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던지기 전의 유시민, 던진 후의 유시민(서프라이즈 펌)

by ☆ Libra 2009. 11. 14.
출사표 던지기 전의 유시민, 던진 후의 유시민
(서프라이즈 / 워낭소리 / 2009-11-10 14:38)



출사표 던지기 전의 유시민, 던진 후의 유시민
(서프라이즈 / 워낭소리 / 2009-11-10)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참여당에 평당원으로 입당했다. 신분은 평당원이지만, 참여정부의 적자인 그를 평당원으로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그의 입당을 출사표로 보아 무방하다. 유 장관 자신도,

"아주 먼길을 떠나는 심정이다. 거취 문제도 그런 차원에서 봐달라. 무엇은 한다, 무엇은 절대 안한다고 선을 그어놓으면 나중에 뭘 하기 어렵다."

고 하지 않았나. 10년의 녹녹치 않은 집권 경험이 묻어나온 처신으로, 이전의 유시민에게서 볼 수 없었던 노련함까지 더해진 느낌이다. 늘 그의 권력의지 없음을 불만스러워했었는데, 저 정도의 의지라면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출사표를 던지기 전의 유시민은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출사표를 던진 후의 유시민은 정치적 실체로 놓여진다. 더욱이 지향점이 대권이라면, 대명천지에 모든 게 발가벗겨진 상태로 내던져진 존재가 됨을 의미한다.

필경 무수한 이미메가 가해질 터인데-물론 본인 스스로도 각오한 바이겠으나-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고 갔던 십자가보다 더 가혹한 형벌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가혹하다 한들,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에 걸쳐 걸머져야 했던 십자가의 무게만큼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한 유 전 장관의 결연한 의지가 입당선언문 전면에 충일하다.

 "2012년 한나라당 정권을 마감시켜야 한다, 2010년에는 먼저 지방권력을, 그리고 그 다음에 의회권력과 청와대 권력을 차례차례 국민의 품으로 찾아와야 한다.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을 5년으로 끝내고 국민이 대통령인 시대를 다시 열겠다"

갈 길 못잡고 방황하던 진보진영은 다시 돌아온 유시민으로 말미암아 노선 하나는 선명하게 잡은 셈이다. 이제 그 길 따라 가면 된다. 열린우리당 창당의 뼈아픈 기억은 도리어 그의 정치적 자산으로 순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에서 만든 <노무현과 함께 만든 대한민국>이라는 책 서문에 이런 글이 있다.

"그는 나라의 기초와 미래에 투자하고 있었다. 정치를 그렇게 했듯이 경제도 그렇게 했다. 그러나 기초는 언제나 땅속에 묻혀 있고, 미래는 우리의 눈밖에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엄청난 업적을 이루었는데도 온갖 누명을 뒤집어쓰고 죽은 이유는, 땅속에 묻혀 있는 기초를 놓았으며, 눈밖에 있는 미래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유시민의 사명은, 노무현이 남겨놓은 위대한 유산인 바로 이 기초와 미래를 국민들 앞에 현실태로 드러내는 데 있다.

유시민은 충분한 능력을 가졌고, 그는 진보진영의 재목 이상의 재목이다. 그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우리에겐 그를 바라보는 관점의 오해도 없지 않을 것이다.

(cL) 워낭소리



유시민, 참여당 힘내라
(서프라이즈 / sns / 2009-11-10)


서프를 찾은 지도 햇수로 벌써 8년째이다.

정치에 대해서 무지했으며 동시에 무관심했던 평범한 소시민인 내가 서프를 찾게 된 것은 노무현(존칭 생략) 때문이었다.

2002년 그 전설의 시간 동안, 나는 노무현을 알고, 노하우를 알고, 그리고 서프를 알게 되었다. 숨 가빴던 2002년 동안, 노하우(과거 노무현 홈페이지)에서 컴퓨터 모니터가 마치 숨 쉬는 듯하던 그 열기를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여론 조사 때의 숨막힘, 선거 전날 밤 정몽준의 지지 철회 등은 지금도 어제일 같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노무현은 내가 스스로 나의 시민 의식을 처음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어준 정치가였다. 그래서 그가 이땅을 떠났다는 사실이 여전히 꿈만 같다. 흐르는 꿈처럼 그가 다시 왔으면 싶다.

2007년 대선 레이스는 아무 꿈도 희망도 없었다. 내가 지지했던 당은 없어졌고(열린우리당), 내가 원하는 정치인(선명한 친노)은 대선 후보가 아니었고, 내가 기대했던 정책(참여정부의 정책 노선)은 계승자가 없이 표류하고 있었다. 열린우리당은 단지 국민에게 인기가 없어서 사라져야 했다. 그런데 그 때 그 당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뭐란 말인가? 가요무대에서 1등이 아니면 노래도 아니라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그러므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이라는 브랜드가 폐기되어야 경선을 치룰 수 있다는 사람들의 논리는 나에게 어떤 설득력도 없어 보였다. 과거 없어져야 할 것으로 폐기되었던 정치 구도가 되살아나고, 그것만이 유일한 승리의 공식이 되는 과정을 무력하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정치인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고, 그저 때때로 서프에 들러서 대화를 하고, 여기저기에 작은 후원금을 내던 나같은 네티즌은 이 정치 게임에서 있어야 할 장소가 없었다. 그래도 정치를 혐오하지 않는 상식적인 시민이 어떻게 정치로부터 소외되는가를 그 때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 서프에서는 다수의 서팡들이 대통합신당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였고, 나 역시 그랬다. 그 비루했던 대통합신당의 경선이 끝나고, 정동영이 후보가 되었을 때, 나는 당연히 그에게 표를 던졌다.

대선 과정에서 참여 정부의 정책들은 여당(정동영)이나 야당(이명박)에서 모두 환영 받지 못했다. 껍데기만 바뀐 채 내용이 그대로 있었던 것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선이 끝나고 구민주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의 체제, 지향, 가치는 대부분이 무시되었고 동시에 노무현이라는 상징도 부정되었다. 그리고 총선이 있었고 민주당은 관성적인 정치 구도 속에서 잘 생존하고 있다. 현재의 민주당은 노무현의 서거 직전까지 당지도부의 모모 인물들이 공개적으로 노무현의 검찰 조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렇게 치욕적이었던 3월과 4월의 짐승의 시간들 속에는 민주당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의 비정함은 정당의 내부인이 아니라도 평범한 시민의 눈에도 이렇듯이 잘 보인다.

오늘 유시민이 국민참여당에 입당했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고 그래도 이상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정치를 주업으로 삼지 않는 평범한 소시민의 눈에는 그의 선택이 그리 이상하지 않다.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실현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다. 제대로 된 정치 문화를 가진 정당, 당원이 당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정당을 해 보려는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

나와 같은 시민은 이런 정당의 탄생을 축하하고 지지한다. 우리 현실 속에서 어렵다고 해서, 가까운 선거에서 반이명박 진영의 표를 민주당이 더 많이 얻을 수 없다고 해서 이런 시도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자신의 길을 가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구도가 세워지지 않는다고 해서 민주당이 참여당을 폄하할 권리는 없다. 민주당은 스스로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는 인력을 키우면 된다. 반면에 참여당은 다른 궤도를 선택한 것이다.

유시민이나 참여당은 힘든 길에 들어섰다. 거대 정당의 견제가 있을 것이고, 언론 환경 역시 열악하며, 결정적으로 그리 믿을 만한 국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이 정당이 긴 호흡으로 간다면, 의미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고 시민 속에서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오늘은 제대로 된 새싹이 돋아날 기미를 보여준 기분 좋은 날이다.

유시민 힘 내라. 참여당 힘 내라.

(cL)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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