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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Wando고금도Gogeumdo

봉황산 - 막힘없이 트이게 하는 너그러움이 있는 산

by ☆ Libra 2010. 12. 9.
 오랜만에 봉황산[각주:1]에 올랐다. 고금면 소재지 석치에서 상정항쪽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봉황산 정상에 인상적인 바위가 보인다. 이 모양이 봉관(峰冠)같다해서 봉황산(鳳凰山)이다. 이곳부터 고금도의 산세가 시작된다. 고금도의 풍수[각주:2]를 보면 해남의 두륜산자락이 바다속으로 흐르다 불쑥 솟는데 이것이 봉황산, 여기서 부터 산세는 세 갈래로 내달린다. 고금도를 만들려는 산세의 시작, 그래서 고금도의 주산이요, 진산인가 보다. 
 
 이 봉황산 정상을 이루고 있는 커다란 바위를 구멍바위나 바람바위라 하는데, 이 바위에 1.8m와 0.5m 정도의 구멍이 두개 나있다. 여기에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바다 건너 완도읍 대야리에서 보아 바위구멍이 막히면 그 마을 처녀들이 바람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밤에 몰래 바다를 건너와 이 구멍을 막고는 하였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고금도 처녀들이 바람이 나는 것이었다. 이런 연유를 안 고금도 사람들이 구멍을 다시 뚫어버렸고... 이런 일을 반복하며 두마을 사람들 사이가 좋지 않자 해결책이 나왔는데, 완도 대야리쪽에서 보이는 바위앞에 나무를 심어 이 바위구멍이 아예 보이지 않게 하였다. 그 후 양쪽 모두 순탄하였다는...
 전설로 내려오는 한 편의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봉황산 바위구멍으로 생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나무를 심었다. 서로가 행복을 찾고자 하는 바램을 잘 나타낸 이야기다.
  실제로 이 바위에 왜 구멍이 났을까?  모진 풍파를 견뎌내며 스스로 자신의 살을 깍아 내고 바람이 흘러가게 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소통하라는 메시지는 아닐까?  막힘없이 트이기 위해 자신의 몸에 구멍을 내는 봉황의 너그러움을 보여준다.
  누군가 풍수의 어떤 혈자리를 표시하는 듯한 네 글자를 써놓았다. 曼陀羅穴(만다라혈).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꼭대기 바위를 쳐다보며 산을 오른다. 바위의 위압감과 중후함을 사진에 담을 수 없었다. 직접 봐야 한다. 봉황산 꼭대기엔 거칠게 두서없이 놓인 바위들이 오랜 세월 부서지지 않고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편하게 쉴 만한 너른 바위하나 쉽게 내주지 않는
다. 그대신 그 이름, 봉황처럼 너그럽게 바위를 꿰뚫는 구멍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게 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 산과 바위가 함께 숨을 쉬듯 봉황산은 소통과 흐름을 가르친다. 막힘이 있으면 터지게 되어있다. 바위는 두개의 구멍으로 사람과 바람을 지나게 한다.

<2007년 2월 용케도 이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사진 찍었던 곳을 찾으려 했으나 어딘지를 모르겠다. 등산로가 있으나 수월치 않아서 힘들었다. 바위 틈으로 장항리 앞바다와 상정마을 뒷산이 보이고 신지도의 상산이 펼쳐진다. 더 남쪽으로 희미하게 청산도가 보인다.>
<바위들이 거칠게 올라 앉은 모습들. 옛사람들은 봉관(鳳冠)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바위아래서 올려다 본다. 말벌집이 달려있다.>
<봉황산 정상 아래에 보이는 바위하나. 바위이름이 궁금하다.>
  1. 고금도의 산들 - 봉황산(214.5m),지남산(246m),덕암산(189m), [본문으로]
  2. [고금도의 지세 - 해남 두륜산의 주봉이 남동으로 날아가면서 십여리를 뻗어가다가 큰 산을 일으켰으니 지금의 봉황산이다. 이 산이 북으로 향하여 기복 십여리 백운산을 일깨우고 다시 삼지로 나누어 일은 덕암산에서 남으로 전신하여 동행 이십리에 계당산을 만들고 세동치를 거쳐 덕동의 망덕산에 이르렀고 일지는 덕암산에서 머리를 돌려 남쪽으로 내겨가기 이십리에 삼발치를 지나 상정리 음봉을 세우고 매실이에 이르렀고 일지는 지남산에서 북하중에 산성산(교성리 뒷산)을 거쳐 동쪽으로 십여리를 가다가 음마봉에서 맺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