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끔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노래들이 있다. 어떤 상황과 맞물리는 순간에 들려오는 그 노래들은 가슴 뭉클한 삶의 기억과 함께 눈물을 짓게 한다. 이런 일은 아주 가끔 일어나지만, 어김없이 솟아오르는 이런 감정은 나름대로 까닭이 있다. 한없이 채울 수 있는 행복을 가진 사람은 없고, 보통사람들은 삶의 길위에 무너지는 순간 한이 생기고, 그 한을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그러다, 한을 헤집는 상황이 일어나고 그때 가슴을 울리는 노래가 있기 때문이다.
자기연민에서 비롯해 가족과 친구, 작은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에 연민을 갖는다. 그러다 보니 자기일과 관련된 사회활동에서 이러한 자기연민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과 대화, 인터넷게시판이든지. 자기연민을 토해내야만 후련하다. 이것을 카타르시스라 하는가? 자기연민이 있어 우린 감동한다. 그것은 이 사회의 문화속으로 더욱 확장된다.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때때로 자기음악으로 세상살이에서 느낀 자기연민과 한을 표현한다. 그런 사람들을 Musician이라고 한다. 그 이름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다.
신해철도 그런 사람이다. 우리사회의 이슈에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낸다. 그의 논리를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가 우리사회의 척박한 환경에서 그의 주장을 자신만만하게 밝힌다는 점에서 자유인이란 생각이든다.
그의 노래가운데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노래가 있다. "나에게 쓰는 편지" 와 "민물장어의 꿈" 나에게 쓰는 편지는 재즈카페로 알려진 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신해철은 전자악기를 이용한 앞선 음악을 선보였던 실험적인 뮤지션이었다. 또한, 노랫말은 예사롭지 않은 삶의 고민이 묻어있다. "나에게 쓰는 편지"는 20대의 젊음이 느끼는 자기연민이 담긴 노래로 기억한다.
그리고 "민물장어의 꿈"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후 열렸던 컨서트 "바람이 분다"에서 신해철은 목이 메여 이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 흐느끼던 그는 말한다. 노무현을 죽인 건 우리다고. 그가 할 수 있는 건 노래를 부르는 것 뿐이라며 그는 노래했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인 문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는 모양이다. 40대 평범한 가장이 이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일 뿐인데 난리가 난다. 그만큼 우리사회는 보수적이란 것이겠지.자유인 신해철, 세상에 떠도는 그에 대한 평가는 부질없다. 그는 뮤지션이자 보통사람이다. 기왕 사회적인 논쟁에 뛰어들었다면, 그의 음악의 주제도 그런 것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만의 감수성으로 표현하는 음악이 대중음악이 갖는 가벼움에 약간 무게를 주기를 바란다.
사 색적인 가사에 저 넓은 바다로 향해 가는 힘겨운 여정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수 있다면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드는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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