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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자유로움 Routine

항동굴축제 - 새로운 축제 문화로 이어지길

by ☆ Libra 2011. 1. 4.
 해가 바뀌는 연말연시, 항동마을에선 축제가 열렸고 축제를 기획한  '고금역사연구회'
회원들은 축제가 진행되는 3일 동안 마을 사람들과 함께 했다.
 
 첫 기획으로 치러진 첫 행사인 만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축제 첫 날 부터 내린 엄청난 눈으로 행사는 고립무원의 잔치가 되었다. 날씨가 도와 주었더라면 대박났을 것이다. 꽁꽁 언 도로상황으로 방문객이 적었다. 셋째 날 오후에야 뒤늦게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도로사정을 무릅쓰고 찾아 온 방문객들은 이 축제가 내년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얘기 했다.
<축제 첫째날 31일,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 눈으로 이번 축제는 큰 성과보다는 다음 행사를 위한 귀중한 경험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둘째날 1월 1일, 폭설로 교통두절, 사람들이 많이 오지 못했다. 새해 아침 해맞이 행사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눈이 그치고 아침 7시 40 분 쯤 해가 떠올랐다.>

 날씨 탓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축제는 규모면에서 보잘 것 없었다. 관심있는 몇몇 사람들만 찾아 왔던 초라한 행사, 그렇다고 실패라고 할 순 없다. 내새우고 돈버는 상술을 기획하지 않았고 흔히 생각하는 축제의 컨셉이 아니었다. 시끌벅적한 행사가 아니었다. 돈에서 벗어나고 싶은 독립축제로 진행하였으며, 일부러 작은 예산으로 생각을 달리하는 축제로 진행하고자 했다. 

 주민들은 평소대로 노동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방문객들은 그들의 삶을 보고 체험하는 것이다. 항동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하고, 굴을 비롯한 바다음식들을 홍보 판매하고자 했다. 가까운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행사장엔 관심있는 옆 마을사람들이 찾아와 다음번 축제의 성공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이번 축제의 성과라면 성과이다.
 매웠다. 추웠다.
굴을 굽는 화로에 나무를 태우다 보니 매캐한 연기에 바람불고 눈오고 추운데서 굴을 구어 까먹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눈물 콧물에 맵고 춥다. 이런 고생도 축제의 컨셉인가? 조금은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축제땐 덜 고생스럽게 방문객들이 조금 더 즐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날씨덕분(?)에 항동굴축제는 조용히 끝났다. 첫 행사를 통하여 기획한 사람이나 주민들이 얻은 것은 많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 스스로가 축제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행사 후, 여기 저기서 굴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오면서 주민들이 축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행사의 모든 진행을 하고 궂은 일을 다했던 청년회원들의 고생이 많았다. 고생한 만큼 그들의 고된 노동을 보상할 계획도 세워야 한다.

 다음 행사는 최소한 한 달 전부터 준비과정에 들어가야 하고 그 이전에 모든 기획이 결정돼야 한다. 몇가지 보완하고 점검해야 할 것들 - 홍보방안, 편의시설 갖추기, 행사 주최의 즐거운 봉사활동-을 잘 계획하고 이런 축제가 왜 필요한 지 고민도 하고 다음 행사땐 '진인사대천명'하는 마음으로 준비해야겠다.
 이 축제가 해를 거듭해서 지역의 새로운 문화 아이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항동은 썰물지면 드넓은 갯벌을 드러냈고, 밀물지면 호수처럼 아름다운 바닷가마을이었다. 일제시대에 책정되었던 간척사업을 뒤늦게 한답시고 드넓은 갯벌을 방조제로 메워버렸다.
갯벌이 사라지고 방조호수엔 철새들이 날아 들었다.
 갯벌을 헤집으며 낚지,꼬막,바지락,쏙,고둥을 잡던 때가 언제 던고? 이제 항동사람들은 넓은 방조제 바깥에서 바다양식을 한다.
(밀물지면 호수처럼 잔잔했던 바다, 썰물지면 갯벌이 드러나던 바닷가 마을이었다. 
항동의 옛날 사진 :  한창 물막이 공사중인 항동마을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