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로운 자유로움 Routine

바보들의 고집스러움이 세상을 바꾼다.

by ☆ Libra 2009. 12. 8.

  하루를 쫓기듯 살다 보니 책상정리같은 주변정리를 못하고 지날 때가 많다.
종이쪽지하나 없어지면 찾느라 고생하고도 책상위엔 잡다한 것들이 널려 있다.

 며칠전 친구가 찾아와서 모니터곁에 달려 있는 근조리본을 보며 핀잔을 놓는다.
"어이, 친구, 이게 뭔가? 이런 것 달아 놓으면 될 일도 안되지. 어두운 것들은 빨리 빨리 잊어버려야지. 어서 치우소."
친구는 근조리본이 눈에 거슬렸나보다.

 가슴아팠던 5월이었다. 그때 달았던 근조리본을 버리자니 마음이 안좋아서 모니터 옆에 달아 뒀다.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8월에 또 한번 근조리본을 달아야 했다.
모니터 곁에 나란히 있게 된 것이 한참이 지났다.

 사람들은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돌아 왔다.
난 그냥, 근조리본이라도 있어야 그분들을 기억하리란 생각에 버리기가 싫었다.
그러나, 친구말에 일리가 있다.
죽음을 추모하는 상징물인 근조리본을 평생 곁에 둘 수는 없다. 아무래도 마음이 다운된다..
그래 이제 그마음 그대로 가슴 속에 남겨두자.

 그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 행복한 시간을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움을 마음속에 새기고 
우리가 바라던 세상, 님이 바라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에 내 작은 힘을 보태련다.

 요즘 노무현 회고록 성공과 좌절을 읽고 있다. 근조 리본은 이 책속에 넣어 두련다.
맘이 여려서 근조리본 하나 버리지 못하는 난 바보다.
나랑 참 많이 닮은 바보들이 많은 세상,
바보들의 행복한 세상에서 유쾌하게 웃고 살아보자.

- 바보들의 고집스러움이 세상을 바꾼다.

성공과 좌절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노무현 (학고재, 2009년)
상세보기